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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트에서 썼던 것처럼, 비즈니스 모델은 시장에서 먹힐 수도 있고 먹히지 않을 수도 있는 '불확실성이 있는 가설'이기 때문에 이를 테스트 해 보아야 한다. 테스트를 해 보아야 하는 이유는, 돈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이다. 사실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에서 먹히는 것이 확실하다면 테스트를 해 볼 필요 없이 바로 임대차 계약 하고 인테리어 하고 사무실 오픈하면 되지만, 지금 하고자 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있는 가설'이므로 테스트 없이 바로 본 게임에 들어가기엔 너무 위험하다. 따라서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테스트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난 포스트인 '좋은 비즈니스 모델 찾기'에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에 테스트를 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좋은 비즈니스 모델은 이미 누가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아무도 모르고 나만 알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이 잘 있기 힘들다는 사실만 받아들이자.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할 필요가 없이 이미 일이 마구 들어오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비즈니스 모델을 테스트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변호사 개업시 비즈니스 모델을 "성범죄 고소 전문 변호사"로 정했다고 하자. 여기서 테스트하고자 하는 가설은 "성범죄 고소 대리 전문 변호사를 원하는 수요가 있을 것이다" 하는 것이다. 이 비즈니스 모델을 실제로 실행하는 변호사님이 있는지는 검색해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이 모델이 시장에서 먹히느냐 아니냐 하는 것은 논외로 하고 이 포스트에서는 어떻게 테스트를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기로 한다. 테스트 할 때 중요한 것은 싸고, 빠르게 테스트를 하는 것이다.


제일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네이버 블로그를 만드는 것이다. '성범죄 고소 전문 변호사'라는 컨셉으로 블로그를 만들고 거기에 여러가지 컨텐츠를 올린다. 예를 들면, 성범죄 고소를 하는 방법, 성범죄 고소시 유의점, 성범죄 사건의 특성 등과 같이 잠재 고객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올리고 블로그의 메인 화면이나 포스팅의 하단에 이메일 등 연락처를 기재해 놓으면 연락이 올 것이다(라고 기대하고 올린다). 이렇게 일정 시간 지속적으로 성범죄 고소 관련 블로그 활동을 하다 보면 잠재적인 수요를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네이브 블로그 외에, 네이버 카페를 개설해도 되고, 페이스북 페이지, 인스타그램 등 각종 인터넷에서의 활동을 생각할 수도 있고, 실제 잠재 의뢰인이 찾아가거나 문의하는 물리적인 장소, 이미 개설되어 있는 각종 카페나 지식인에서의 댓글 활동 등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간단한 사이트를 만들어 네이버 키워드 광고를 해 본 다음, 방문자 수 대비 연락 수를 확인해 보는 방법도 있다.


어쨌거나, 테스트하고자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기가 막힌 모델인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즉 아주 큰 수요가 숨어 있는데 어떤 변호사도 그 사실을 몰라서 나만이 그 주제에 대해 블로그를 한 경우), 아마도 대부분의 경우에 방문자나 이메일 연락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 얘기는 잠재적인 수요가 매우 약하다는 이야기이고 따라서 만약 그 비즈니스 모델을 택한다면 경쟁자들이 많으므로 각종 광고를 통해 고객을 끌어모으고 단가를 낮추는 등의 레드오션 전략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즉 다니던 곳에 계속 열심히 다니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뜻).


직접 경험해 본 바에 의하면, 수요가 어느 정도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면 아주 단순한 웹페이지(보통 랜딩 페이지 landing page라고 하며 국내외에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에 쉽게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들이 많이 있다), 블로그 또는 어느 정도의 그 분야에서 유명한 카페활동 등만 하여도 특별한 홍보없이 어느 정도 자연발생적으로 연락이 오는 것을 알 수 있다(물론 그 연락들 중에 실제로 수임이 연결되는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지만...). 그리고 테스트 하는 모델에 따라서는 아무런 홍보활동을 안해도 자연적으로 연락이 꽤 오는 경우도 있고, 네이버 최상단 키워드 광고(키워드에 따라 다르지만 클릭당 몇천원 짜리부터 만원이 넘는 것까지 다양하다)를 하여도 연락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시장에 잠재된 수요를 어느 정도 느껴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나마 테스트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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