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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제는 공유사무실 개업이다.


주변을 보니, 최근에 개업하는 변호사님들 중에 위워크, 패스트파이브 등 공유사무실에 개업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고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연히 장단점이 있고, 첫 개업 장소로 선택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본인이 뽀대를 중요시하시거나 클라이언트(또는 잠재 클라이언트)가 뽀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장점

- 가장 큰 장점은, 일반 스타트업들이 공유사무실을 선택하는 이유와 같이, 모든 것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돈만 내고 들어오면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처음 사무실을 개업하면 KT에 전화해서 인터넷을 깔고, 인테리어를 하고, 책상 등 가구와 집기를 사고, 프린터와 복사기를 사는 등 사무실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설치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써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전혀 필요 없다. (전화는 인터넷 전화가 안되는 곳이 있으므로 한 번 알아보아야 함.) 그냥 돈만 내면 컴퓨터만 들고 들어와 바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별산에 들어가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므로 별산과 대비하여서는 특별한 장점이 아닐 수는 있다. 

- 공유사무실은 보통 임대차기간이 따로 없다. 그래서 한 달 전에만 이야기하면 바로 나갈 수 있다. 사무실을 열었는데 금방 망하거나(ㅠㅠ) 갑자기 성장해서 다른 큰 곳으로 이사하고 싶은 경우 그냥 한 달 전에 통보하고 나가면 된다. 그리고, 보통 1인실부터 다인실까지 사무실 크기가 다양하기 때문에 일하다가 직원이나 어쏘를 뽑는 경우 변회에 주소변경신고나 사업자주소변경 등 이사에 따라오는 여러가지 귀찮은 절차 없이 금방 조금 큰 옆방으로 옮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좋은 위치. 공유사무실은 보통 좋은 위치(대로변 등)에 있는 좋은 건물에 입주해 있다. 따라서 혼자 사무실을 구하거나 별산 등에 들어가는 것보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된 좋은 건물에서 일할 수 있다. 분위기가 젊고 축 처지는 분위기가 아니라 밝고 활기찬 분위기가 있다. 

- 젊은 기업들과 같은 공간에서 일하기 때문에 수임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일부 IT 기업들은 공유사무실에서 일한다고 하면 더 친근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다.

- 문서 송달은 문제 없다. 문서 수발실이 있어서 다 받아 준다.

단점

- 좁다. 1인실의 경우 보통 가격이 공유사무실 브랜드나 위치에 따라 월 60-80만원 선에서 왔다갔다 하는데, 아마 1인실을 가보시면 깜짝 놀랄 정도로 작다. 양팔을 뻗으면 양쪽 벽에 거의 닿을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2인실을 하면 되기는 하는데 그래도 여전히 좁고(별산의 좁은 방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격은 거의 두배이다(월 120-150만원).

- 별도 회의실이 없다. 물론, 공유 회의실은 깔끔하고 크기도 여럿 장만되어 있고, 웹사이트나 어플 등을 통해 편하게 예약할 수 있도록 보통 되어 있다. 그러나 사무실에 딸린 독립 회의실이 아니므로, 의뢰인이 오면 (특히 공유사무실에 익숙치 않은 어르신들) 여기가 뭐하는 곳인가 어리둥절 할 수 있다. 물론 일하는 방을 보여주지 않고 바로 회의실로 직행한다면 회의실 자체는 훌륭하므로 의뢰인에게 없어보이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 (공유)직원이 없다. 별산 등에 들어가게 되면 전화연락 등을 받아주는 직원을 보통 공유하게 되는데, 공유사무실의 경우 이런 직원이 없기 때문에 전화가 오면 직접 받아야 한다. 가오(?)가 떨어지거나 의뢰인이 귀찮게 할 수 있다. 또, 전자가 안 되는 형사사건을 많이 한다거나 내용증명을 보내는 일이 많다면 큰 부담이 된다. 

- 뽀대가 안 난다. 별산에 들어가면 어쨌든 큰 로펌에 소속된 것과 같은 외관을 주지만, (실질은 별 차이 없지만) 어쨌든 공유사무실은 아직은 일반적으로 변호사들 사이에 또는 일부 의뢰인들 사이에 인식이 그렇게 좋은 것 같지는 않다. 

- 보통 벽이 통창이다. 별도 분리된 사무실에 들어가더라도 벽이 통창이기 때문에 모니터로 뭘 하는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볼 수 있다. 그리고 방음이 잘 안 되어서 옆방에 시끄러운 팀이 걸리면 짜증이 날 수 있다.


결론은, 자신의 의뢰인이나 원하는 스타일에 맞게 선택하면 되고, 기존에 별산이나 방 한 칸 얻는 것에 새로운 옵션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이제 개인 개업변호사에게는 어려운 시기이고 앞으로 더 어려워질 일만 남았다. 모두들 건승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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